2010년 5월 1일(토) 부산시 기장군 죽성리에 소재하고 있는 기장왜성에 부산외국어대학교 학부생 60여명과 함께 학술답사를 다녀왔다. 이날 답사는 부산 문화 속에 잔존하고 있는 일본문화를 필드워킹을 통해서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현장에서 생생한 한일역사의 과거와 현재를 학습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고 한다. 기장왜성의 성벽은 3단(본환, 2지환, 3지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길이는 1km이며, 높이는 약 4km정도이다.
1593년 5월 무렵 울주군의 서생포왜성와 비슷한 시기에 구로다 나가마사에 의해 축성된 왜성으로 천수각 및 성루는 퇴각할 때 불태워버려서 현존하지 않고, 2지환, 3지환의 석축은 다른 용도로 사용된 것인지 거의 사라지고 없다. 기장왜성은 지리적으로는 울산의 서생포왜성과 학성 그리고 부산성을 연결하는 중간요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전형적인 일본성의 양식을 가지고 있다.
왜성에 사용된 거석은 임진왜란 이전 조선이 쌓은 성을 허물어 가져와 왜성으로 축성하였다. 이때에는 수많은 우리 백성들이 부역으로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 직각으로 쌓아올린 우리 성과는 달리 60~70도 정도의 기울기로 5~7미터이상 쌓아올려서 그 위에 성루을 짓는 것이 우리의 양식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축성기법은 산목적 방식으로 거석이 서로 맞물리게 쌓는 법이다. 비교적 안정감이 있고 잘 무너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우리 선조들의 문화와 기술을 고스라니 훔쳐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왜성 뒷편(북쪽) 세답골(예전에 빨래터였다는데서 유래)에 세워진 무명도공추모비에 잠시 들러 추모의 묵념을 올렸다. 400년이 넘은 세월! 아직도 이곳 왜성에는 과거 선조들의 아픔이 숨 쉬고 있음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답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