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있어서 네 개의 패러다임이 붕괴되고 있다  

by webmaster posted Dec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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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있어서 네 개의 패러다임이 붕괴되고 있다


 
 
해찬솔지식발전소 소장

김수성 


첫째, 석유로 식량을 만드는 패러다임의 붕괴이다.
 
예를 들면 현재 식량은 석유로 만들어지고 있다. 쌀 1kg를 생산하기 위해 2.6kcal의 석유를 소비하고 있다. 농업전반에서도 1kcal의 농산물을 얻는데에 279kcal의 석유를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 베이스 식량 자급율’을 계산해 보면 –279%가 된다. 석유에서 식량을 만드는 것이다. 
 
왜 농업에 그렇게 대량의 석유가 필요한 것인가? 농약, 트랙터 등의 동력의 연료도 있는데 가장 석유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 비료이다. 화학비료를 제조하는 데에는 대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방식의 농업이 성립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석유가 값쌌기 때문이다. 석유를 뜨거운 물처럼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채산성이 있을 만큼 석유가 저렴한 에너지였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녹색혁명으로 세계적으로 식량생산이 비약적으로 신장되었다고 절찬을 받았는데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기술적인 발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석유로 쌀이나 보리를 만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나 인도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석유를 다량으로 소비하게 되고 그것에 따라 석유의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되고 있었다. 이후 다소 가격에 유동이 있었다 하더라도 석유가격은 유지와 상승의 곡선을 그려 나간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석유로 식량을 생산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걸맞지 않게 되고 장기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석유뿐만 아니라, 비료로서 중요한 인(燐), 칼륨, 망간 등의 중요 자원이 신흥국들이 잇달아 사재기할 수 있게 되어 아무리 돈이 있어도 그것을 손에 넣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원을 대량으로 낭비해서 식량을 대량생산하는 전후의 농업형태는 지속 곤란하게 된 것이다. 「석유나 지하자원으로 식량을 생산한다」라고 하는 것은 처음으로 66억명이나 되는 인구를 먹여살리는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앞으로도 그런 「어리석은」 농업 방식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석유로 식량을 만든다」는 패러다임(paradigm)의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
 
 
둘째는 산업 혁명 이래의 「공업제품이 비싸게 팔리는 패러다임(paradigm)」의 붕괴다.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 선진국(유럽, 미국, 일본 등)은 어째서 풍요로운 생활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일까? 간단히 말해버리면, 「공업력을 독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PC나 디지털 카메라 등의 전자기기나 자동차 등 고도의 기계를 제조할 수 있는 것은 선진국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그러한 제품을 갖고 싶어하는 개발도상국에 비싸게 강매할 수 있었다.
 
한편 식량이나 지하자원은 누구나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이 공급하는 식량이나 자원은 선진국의 사람들이 헐값에 사들였다. 공업제품은 비싸게 강매할 수 있고, 식량이나 자원은 싸게 살 수 있다. 이것이 선진국(구미와 일본)이 풍부함을 누린 최대의 이유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산업 혁명 이래의 이 세계 구조가 격변하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 등, 세계의 30퍼센트에 달하는 인구를 가진 각국이 공업력을 획득한 것이다. 
 
그 결과, 세계의 절반 이상의 인구가 공업제품을 제조가능하게 되었고 공업제품은 「누구라도 만들 수 있는 값싼 것」으로 전락해 버렸다. 예를 들면 디지털 카메라는 판매로부터 얼마 안 되는 동안에 급격하게 가격 하락한다. 즉, 최고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 중국 등이 저렴한 상품을 많이 개발해서 판매하기 때문이다. 
 
공업제품은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시대에 돌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과는 반대로 식량이나 자원은 값이 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이나 인도가 풍요로운 생활을 추구하고, 육식을 시작하거나 하는 등 대량의 곡물을 소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의 30퍼센트 정도의 인구가 일제히 「폭식」을 시작함으로써 식량은 수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식량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고가의 상품」으로 변하고 있다. 자원도 마찬가지다. 공업제품은 싸게 살 수 있지만 식료나 자원은 비싸게 강매할 수 있다. 정말로 산업 혁명 이래의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러므로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원료를 싸게 사서 그것을 가공한 공업제품을 비싸게 강매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성립하기 어려워졌다. 산업 혁명 이래의 「제2차 산업(공업)이 제1차 산업(농업, 광업)보다 우위」라고 하는 패러다임(paradigm)이 붕괴되기 시작하고 있다. 
 
 
셋째는 「석유 환전 지폐로서의 달러」의 패러다임(paradigm) 붕괴다. 
 
보통 달러나 엔 등의 「돈에 가치가 있다」라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마음 먹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 누구의 눈에도 밝혀지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 같다.
 
돈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예전에는 1달러 지폐로 몇 그램의 금과 교환할 수 있는 것처럼 금(gold)에 의해 돈의 가치를 보장하는 「금본위제」를 채택하고 있었다. 그러나 닉슨 대통령이 달러와 금의 교환을 완전히 그만둬버렸다. 이것을 「닉슨쇼크(Nixon shock)」라고 한다. 그러나 이 때 미국은 실로 정교히 손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달러로밖에 석유를 살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버린 것이다. 중동의 석유를 사려고 하더라도 달러로밖에 살 수 없도록 석유출산국과의 관계를 맺어버렸다. 그러자 석유를 원하는 각국은 달러를 어떻게든 손에 넣어야만 했다. 미국에 상품을 가지고 가서 「이것으로 달러를 주십시오」라고 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은 달러지폐를 발행하는 것만으로 전 세계의 각국이 상품을 가지고 오게 된다. 미국은 달러를 발행하는 것만으로 전 세계의 상품을 사 모은다는 「차금(借金) 투성이인데도 사치삼매」라고 하는 불가사의한 경제 스타일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달러로밖에 석유가 살 수 없다」 다시 말해 달러=석유환전지폐라고도 말할 수 있는 「석유본위제」를 채택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패러다임(paradigm)이 붕괴되고 있다. EU 이나 중국 등이 대두하여 유로나 원(元)등의 통화가 힘을 갖기 시작하고, 중동의 석유출산국도 이러한 강대국들의 통화로 석유를 직접 매매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쿠웨이트가 달러뿐만 아니라 유로로도 석유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달러로밖에 석유를 살 수 없다는 마법이 풀리고, 「석유를 사기 위해서 무리하게 달러를 손에 넣지 않아도 좋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게 되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달러를 원한다」는 마법이 붕괴된 것이다. 달러가 점점 하락해 가는 배경으로는 「달러=석유환전지폐」의 붕괴가 있다. 그러자 일본을 비롯한 각국이 언젠가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소중히 간직해 둔 달러 자산이 점점 가치를 잃어가게 된다. 일본은 1조 달러 (100조엔)에도 육박하는 달러 자산(외환 보유고)을 가지고 있지만 이 자산에 대한 가치가 점점 감소해 간다. 자산 가치가 하락하기 전에 사용해버리라고 생각하여 만약 달러를 대량으로 사용한다면 달러가 시중에 대량으로 나돌게 되므로 달러는 더욱 더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달러의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렇게 해서 시작되고 있다. 
 
 
달러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스템이 소리를 내며 무너져 시작하고 있다. 세계경제를 재구축해야 하지만, 달러의 지배는 세계 구석구석에까지 미치고 있어 단기간에 재구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경제는 상당한 기간 동안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구는 무한히 크다」라고 하는 패러다임(paradigm)의 붕괴다. 
 
현재의 자본주의 경제는 「석유 등의 자원은 무한히 있고, 사치는 무한히 부릴 수 있고, 나오는 쓰레기를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지구는 무한히 크다」라는 것을 전제로 해서 움직이고 있다. 근대경제학은「지구는 무한하다」는 것을 전제로서 성립되어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듯이 무독하다고 생각되던 이산화탄소에서마저 지구전체의 시스템을 파괴할지 모를 만큼의 많은 양을 발생시키고 있다. 지구는 유한한 것이다. 석유 자원도 무한하지 않고, 식량생산에 필요한 수자원도 무한하지 않고 매일 매일 배출되는 쓰레기를 모두 정화할 수 있을 만큼 지구는 크지 않다. 경제시스템을 근본부터 재고하지 않는다면 지구를 인류가 살 수 없는 별로 만들어 버리게 될 것이다. 
 
이상에서 말한 네 개의 패러다임(paradigm)이 붕괴되고 있다.「석유로 식량을 만드는 패러다임(paradigm)」이 붕괴됨으로써 식량생산이 곤란해지고, 세계 인구를 먹여살려낼 수 있을지 도 불분명해지고 있다. 「공업제품이 비싸게 팔리는 패러다임(paradigm)」이 붕괴됨으로써 선진국이 풍요로운 생활을 보낼 수 있었던 구조는 무너지고 있다. 「석유환전지폐로서의 달러」라는 패러다임(paradigm)이 붕괴됨으로써 세계경제가 붕괴의 위기에 이르고 있다. 「지구는 무한히 크다」라는 패러다임(paradigm)이 붕괴됨으로써 사회 시스템과 경제 시스템을 모두 재고해야 한다. 이 네 개의 패러다임(paradigm)의 붕괴가 동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써 내려온 세계사가 무사히 끝맺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사에 길이길이 남을 대격동의 시대에 계속해서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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